코로나 돌림병을 2년째 온 세계가 함께 겪고 있습니다. 지금껏 경험한 어떤 바이러스성 돌림병보다도 감염력이 뛰어난 이 병으로 인해 세계가 같이 멈추었고 국가의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던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실내와 실외의 구분 없이 입가리개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감염성이 높다 보니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함께 모이는 것이 가장 꺼리는 일이 되었죠. 없이있는마을의 예배와 밥상도 전체로 모이지 못하는 일상을 1년반이나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고뿔(감기)만 걸려도 증상을 바로 없애기 위해 병원을 찾고 약을 먹습니다. 자연의 속도와 순리대로 아픔이 오는 것을 그대로 받고 견디며 몸을 관찰하고 돌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사람은 흙으로 빚어져 자연의 수많은 종 중 하나로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며 모든 것을 역행하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노라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자연생활의학이라는 공부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마을 지체들과 함께 모여 우리 몸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공부하고 자연의 방법대로 다스리며 낫게 하는 것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자립(현대의학에 의존하지 않으며), 자급(인공적인 약이 아닌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들풀과 먹거리를 통해 몸을 살리며), 자족(몸의 불편함을 없앨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잘 돌보며 그 상태도 감사하는)적 예방의학을 마을안에서 함께 세워나가기 위한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들의 예방접종 문제를 고민하던 지체로부터 백신과 코로나 돌림병을 바로 알아가는 공부를 하고싶다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의 상황에서 참 좋은 공부의제였습니다. 모둠 지체들과 백신에 대해 일차적으로 공부하여 열린 배움을 통해 마을의 지체들과 공유하게 되었고, 이후 더 집중하여 공부해보고자 영유아 백신과 코로나 돌림병의 모둠으로 나누어 배움을 이어갔습니다.
발병한지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돌림병의 의학적 자료가 책으로 정리된 것이 없을 것이기에 믿을 만한 영상자료를 찾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영상자료를 서너가지 정도로 추려내었고 그 중 KBS에서 방영된 '바이러스 전쟁'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마을지체들과 다 같이 보았어요. 이 다큐멘터리를 시청 후 우리가 지금 단순히 백신이 어떠한지를 공부하는 것을 뛰어넘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동물이 앓는 돌림병이 사람에게 전염이 되도록 자연을 통제하고 착취하고 군림한 인간 종의 교만과 무지입니다. 수 만년 동안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해온 숲을 밀어버리고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돼지를 공장식으로 축산한 결과 그들은 새로운 돌림병을 야기시켰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 모든 만물들을 선하게 만드시고 그들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라고 인간을 만드신 것인데 그 모든 것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가르고 분별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들은 이런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인간의 멸망이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이런 인간으로 인해 신음하며 고통받는 땅과 물과 나무와 모든 생명들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밖에도 코로나 돌림병의 증상과 위험성, 그 치료법과 백신의 작용기전 등을 공부했고 현재까지 진행된 돌림병의 여러 상황을 짚어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체가 스스로를 지키는 면역의 작용과 그 면역을 더 빨리 강화하기 위한 백신의 목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증환자들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서 혈전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것을 보고 혈전의 생성과 관련된 영상자료에서 혈소판이 면역계를 조절하려다가 과응집 할 수 있고 그것으로 면역계에 과부하가 걸리는 이중고의 상황을 불러올 수 있음을 공부했습니다.
사실 이런 공부는 쉽지 않습니다. 면역계가 작동하는 것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많을 만큼 복잡하고 신비로운 과정이고 전문적인 용어들 앞에서 공부의지가 급격히 줄어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면역계의 균형, 조화로움임을 다시 한번 기억해봅니다. 외부 병원체가 몸에 침입하면 그것만으로 여러 경보를 울리고 몸을 보호하려 활동하는 면역세포들이 오히려 몸을 힘들고 어렵게 합니다. 열이 나고 가렵거나 등의 여러 통증들이 그것이죠. 더 놀라고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몸의 반응과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높아진 것은 낮아지도록, 낮아진 것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도록 몸을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몸은 참으로 놀랍게 스스로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돌림병을 밝히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어울리는 아름다움, 조화로움을 늘 기억하기를 바라며, 우리의 생존만큼 이 푸른 별에 함께 살아가는 많은 생명들의 생존도 중요함을 지체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비록 비대면으로 한 공부 시간이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함께 배움을 이어간 지체들이 든든하고 고마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을에서 배워가는 것, 나를 살리고 너를 살리고 우리를 살리는 예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나’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내 몸을 사랑하는 것은 그 상태와 상황을 잘 알고 귀를 기울이며 담담하게 듣는 것이죠. 우리 마을의 '너른품 밥상연구소'의 흐름과도 이어질 수 있는 먹거리를 통해서도 내 몸을 사랑하며 살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빚진 마음으로 나와 너를 살리고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2021년 7월 17일
글쓴이 새숨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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