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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소식 나눔/마을소식

없이있는마을 교회의 청년 모임 ‘이레’를 소개합니다.

없이있는마을 청년들의 모임 ‘이레’
없이있는마을에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20-30대 청년들도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청년들의 모임 이름은 '이레'에요. '이레'는 하나님께서 준비하셨다는 뜻의 히브리어로, 우리의 미래는 자본이나 능력이 아닌 하나님께서 준비하신다는 고백과 우리 모두 하나님 나라를 위해 부르심 받아 준비되어가고 있다는 믿음을 담고 있습니다.

 

마을 안에서 저희끼리 따로 모임 가지면서 함께 밥상 나누고, 영화도 보고, 그림 그리고, 시 쓰면서 둘레 생명들과 더불어 사는 법 익히고, 서로 관계도 쌓아가며 지내요. 얼마 전에는 함께 전태일 기념관에도 다녀왔어요. 이레 청년들 모두가 같은 꿈, 같은 소망, 같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참 신기하고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이레 모임에서 함께한 고마운 시간들 

자매방 '하담집' 과 형제방 '걸음터'

저희는 '자매방'과 '형제방' 이렇게 나뉘어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각자 집마다 이름도 가지고 있지요. 두 명의 형제가 함께 살기로 뜻과 마음을 모아 '걸음터'라는 형제방을 만들었구요, 저를 포함하여 3명의 자매들이 살고 있는 집은 ‘하나님을 담은 집’ 이란 의미로 '하담집' 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여자 셋이서 한 집에 살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하면 주변의 반응은 약간 놀라고 긴장한 느낌으로 물어봐요.

"남이랑 같이 살면 안싸워요?"

"남이랑 사는 것 힘들지는 않아요?"

이런 질문을 왕왕 듣곤하죠.  혈육 가족이 아닌 다른 이와 한명도 여럿이 함께 산다는 것에 많이들 궁금하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저희의 답은?

“당연, 왕왕 싸우지요!^^”

겉으로 보기에 그저 공간을 공유하는 룸메이트와  비슷해보일 수도 있지만

자매방이나 형제방은 마을과 함께 연결되어 살아간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몸살을 앓고있는 은경의 황칠나무

‘다름’에 집중하기 보다

식물을 분갈이 해보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 식물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그들의 건강, 성장을 위하여 더 큰 화분으로 옮겨심죠. 식물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식물들도 분갈이를 하면 ‘몸살’이라는 것을 앓게 되어요. 새로운 환경에 뿌리내리기 위하여 아픔이 있는 것이죠.

 

저희도 다르지 않았어요. 익숙하지 않고 낮선 존재들끼리 한 화분, 한 그릇에 담기니 서로를 알아가랴, 생활 규칙을 세워서 집을 관리하랴, 스스로를 돌아보랴 등 처음 1년에는 몸살을 앓았던 것 같아요. 만약 셋이 덩그러니 집에 있었다면 ‘다름’과 ‘차이’를 이유로 서로 헤어짐을 선택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다름’에 매몰되지 않도록 든든히 곁을 지켜주는 ‘마을’이 저희에겐 있었어요. ‘다름’ 속에 파묻혀 있는 서로에 관한 마음을 조명해주셨어요.


'걸음터'와 ‘하담집’은 마을과 함께!
우리 이레들의 관계와 기운이 어떤지 마을의 언니, 오빠들이 중간중간 사려 깊은 질문을 통해 살펴주어요. 서로 간의 관계 역동이 스스로를 약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서로를 살리고 있는 방향인지를 중점으로요.

 

그 과정에서 각자가 익숙하고 좋아하던 관계 방식을 내려놓아야 함을 마주하기도 하고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움을 도전받기도 하지요. 권하는 내용이 매번 기분이 달콤하지만은 않지만, 우리 청년들의 관계를 새롭고 이롭게 하기에 나의 고집을 내려놓고 언니 오빠들의 권면을 받아들이게 된답니다.

 

같은 20대의 청년 시기에 귀촌한몸살이를 결심한 동지라 서로의 존재가 '보석같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합니다기질도취향도 다 제각각인 우리 이레 청년들이 '없이있는마을'이란 하나의 마을에 담겨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어요시간과 마음들이 쌓여서 '이레다움'이 생성이 되겠지요앞으로의 '이레'들의 활동들도 기대해주세요.

 

-해빛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