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어리진 관계 풀어내기 연극수업 중,
나의 장면에서 내 마음 속의 한과 응어리짐이 풀어져서 놀라웠다.”
-율(민들레학교 학생)-
01. ‘민들레 아이들과 예술로 더 깊게 만나보고 싶어요!’
민들레 아이들과 예술로 더 깊게 만나보고 싶은 마을 이모, 삼촌의 마음으로 시작된 민들레 학교 8주차 수업.
일상에서 벗어나 예술을 매개로 나의 몸과 마음을 풀어내보자~! 이름하여 '심심풀이 예술'수업 입니다.
예술은 내가 경험한 것, 맛본 것, 생각한 것, 배워간 것, 느낀 것, 감각한 것을 손으로, 목소리로, 글로, 몸으로 조화롭게 풀어내는 활동이지요. 여러 예술 분야 중, 심·풀·예(*심심풀이 예술수업의 약자)는 미술/연극 두 가지 장르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학기의 주제는 '몸과 마음'으로 동주선생님은 연극, 은경선생님은 미술 과목을 맡았습니다.
02. 첫수업, ‘우리들의 약속문’과 ‘수업 날적이’ 만들기
예술수업에서 선생님-학생들 두 관계 말고 하나의 관계가 하나 더 있지요. 바로 ‘작품’입니다. ‘작품’ 뒤 창작자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우리는 쉽게 작품을 평가(예. 잘했다, 못했다)를 내뱉는 실수를 하곤 하지요. 자칫 잘못하면 친구에게 큰 상처가 남을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첫 수업 시간엔 함께 ‘약속문’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업에서 배운 것들을 매 회차 기록할 수업 날적이(‘일기’의 순우리말)를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었어요. 구멍을 뚫고 실로 엮고! 이렇게 열심히 만든 날적이는 우리가 수업 때 느낀 생각, 감정을 마을 이모, 삼촌들에게 나누고자 민들레 갈무리 잔치 때 전시가 되었어요. 물론 전시 전에는 아이들에게 직접 상의하여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지요.
03. 연극/미술수업 살펴보기
연극수업에서는 인간 조각상, 응어리진 관계 풀어내기, 몸 맞닿기 수업을 하고 두 가지의 공연을 만들었어요. 자작시를 지어 수화로 만드는 공연, <밤한톨>이라는 동화책을 5분 내의 짤막한 두 개의 공연을 만들었답니다. 이 동화책은 밤한톨도 나누어 먹는다는 내용으로, 둥굴레(마을 영유아 어린이)들을 위하여 만든 공연이었어요. 둥굴레 친구들이 눈을 반짝거리며 몰입하여 즐겁게 보았답니다:)
미술수업에서는 속사화(빨리 그리기), 목판화 배움을 했어요. ‘너무 잘 그리려 안해도 되어서 정말 즐거워요!’, ‘인체에 대하여 더 궁금해요!’ 속사화의 매력에 푹 빠진 민들레 친구들입니다. 민들레 어린이 시기(초등학생)에는 인체에 관한 관심은 자연스레 많아집니다. 처음에는 흐물거리고 부분적으로 그리다가 뼈와 관절을 간략하게 배우니 이후에는 구조를 생각하면서 전체적으로 그리게 되었어요.
‘갈무리 잔치 벽보’도 민들레 친구들이 직접 만들었습니다. 목판화 수업을 통해 멋진 벽보를 만들었지요. 기존에 파는 목판화 전문 나무가 아니고 마을 목공모임 <쓰임>에서 갖고 있는 나무를 이용해서 팠는데요, 이런... 생각과는 다르게 잘 파지지 않더라구요. ^^; 그렇지만 쉽게 낙심하지 않고 밝은 우리 민들레들! 이런 어려움도 좋다며 씨익 웃고 계속 팝니다. 계속... 계속..... 혼자서도 파고.... 같이도 파고...... 보강해서도 파고...... 어려움도 즐기며 하는 우리 민들레들의 맑고 밝은 마음을 많이 본 수업이었어요.
04. 그리고 견학
견학이 빠질쏘냐! 권정생 선생님의 그림책 '강아지똥'을 공연으로 만든 <아하! 강아지똥>과 정현 조각가의 <덩어리>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공연, 전시 둘 다 '버려진 것들의 쓸모'를 새롭게 해석하는 내용이었어요. 우리의 일상에서도 나의 쓸모없음을 마주할 때가 오지요. 그럴 때 마다 공연에서, 전시에서 보고 배운 것처럼 내 마음, 생각을 새롭게 하여 그러한 나의 쓸모없는 부분도 다정하고 통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요.
05. 예술로.... 우리를 불태워버렸다! 8회차 수업에 3번의 보강을 더한 11번의 수업을 마치며
‘보강은 그만하고 싶어요!! 그렇지만 정말 즐거웠어요. 다음에는 인체, 식물도감도 그려서 만들고 싶고 뭐도 하고 싶고···.’
마지막까지 보강의 늪이었던 심.풀.예 수업!
그렇지만 자라나는 민들레들은 예술로 더욱 도전하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민들레 아이들 덕분에 이모, 삼촌은 더욱 책임 있게 스스로 공부하고 함께 자라날 수 있었어요.
선생님도, 학생들도 서로를 살리는 민들레학교 고맙습니다.
여름학기에는 어떤 수업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여름의 심.풀.예를 기대해주세요~!
-은경 & 동주
'마을 소식 나눔 > 마을학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을 공동육아 '둥굴레 놀이터'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0) | 2024.05.11 |
---|---|
2023-24 민들레학교 겨울배움 갈무리 잔치 (0) | 2024.04.01 |
2023-24 겨울배움 민들레학교 - <산에 핀 진달래와 민들레> (8) | 2024.03.15 |
마을 공동 육아를 위한 '둥굴레 놀이터' (0) | 2023.07.07 |
2022-23 민들레학교 겨울배움 갈무리 잔치 (0) | 2023.06.28 |